세 번째 뇌, 피부 - 피부건강에 대한 새로운 관점

뇌는 생명체의 가장 중요한 장기입니다. 최근 뇌에 대한 연구가 발전하면서 소화기관을 ‘제2의 뇌’라고 부르며 장-뇌 축 (Gut-Brain Axis)에 대한 관심도 커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피부과와 신경과학 분야에서는 피부를 ‘제3의 뇌'로 보는 시각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른바 Skin-Gut-Brain Axis 이론이 형성되고 있는 셈입니다.

왜 피부를 제3의 뇌라고 할까?

피부 이야기에 앞서, 소화기관은 왜 제2의 뇌라고 불리게 되었을까요? 그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중요한 이유로는 실제 장과 뇌가 연결된 Gut-Brain Axis가 존재하고 장 건강이 정신 건강에도 중요한 역할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장내 미생물 균형이 깨지면 우울증, 치매와 같은 정신 질환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반대로 프로바이오틱스나 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음식들이 정신 건강, 뇌 건강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미치게 됩니다.

피부 또한 신경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뇌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최근 기사에 의하면 “피부염이 심할수록 수면 장애가 오고, 이는 인지 기능 저하로 이어진다” “만성 피부염이 우울증 위험을 늘린다” “여드름이 학습 능력을 저하시킨다” 등 피부와 뇌가 상호 교류한다는 의미의 연구가 줄줄이 나오고 있습니다.

피부는 제3의 뇌… 보습제 매일 바르면 늙어도 총명하게 산다

피부 보습과 뇌 건강의 상관관계

이처럼 피부 건강이 뇌 건강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인데요. 그렇다면 단순히 피부 건강이 뇌 건강과 관련되어 있다는 점 외에 피부를 제3의 뇌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가 있을까요? 이것을 설명드려보도록 하겠습니다.


피부는 자체적으로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을 생성한다.

피부의 Keratinocyte, Melanocyte, Mast cell 같은 피부 세포들은 다양한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을 생성하고 반응할 수 있습니다. 세로토닌(serotonin), 도파민(dopamine), 아세틸콜린(acetylcholine), 서브스턴스 P(substance P) 같은 물질이 대표적입니다. 이들 물질은 뇌와 신경계에서 주로 생성되며 작용하는 물질들입니다.

또한 피부는 뇌의 스트레스 반응축인 HPA (Hypothalamus-Pituitary gland-Adrenal gland) Axis와 유사한 자체 시스템을 지니고 있습니다. HPA axis 에 관여하는 주요 호르몬은 CRH, ACTH, 코티솔(cortisol) 입니다. 예를 들어 코티솔은 부신(adrenal gland)에서 분비되며 생체리듬 및 스트레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호르몬이죠. 아침에 분비가 늘어나 기상을 유도하고, 혈당 조절 및 염증 반응에 관여합니다. 스트레스가 증가하면 코티솔 분비가 늘어나기도 해서, 만성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코티솔이 과다 분비되어 다양한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런데 피부에도 이러한 HPA axis와 유사한 시스템이 있어서, 각질형성세포(keratinocyte), 피지샘(sebaceous gland), 모낭(hair follicle) 등에서 CRH, ACTH, 코티솔 등을 모두 직접 생성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피부에는 여러 외부 스트레스 자극이 작용할 수 있습니다. 자외선이 가장 대표적이고, 물리적 상처나 염증도 그러한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 사실 피부는 외부 손상에 끊임없이 노출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외부 손상에 대해 피부는 뇌에 의존하지 않고도 독립적으로 반응하여 코티솔 등을 분비하여 대응할 수가 있습니다. 사실 외부 자극에 끊임없이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즉각적인 피드백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고 이러한 체계는 상당히 합리적이라고 생각됩니다.


피부의 염증반응은 뇌와 상호작용한다.

피부의 대표적인 만성 질환으로 여드름, 아토피 피부염, 건선, 주사(rosacea) 등을 예시로 들 수 있습니다. 이들 질환은 모두 만성적으로 발병하며, 피부의 염증을 유발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한 이들 질환은 심리적 스트레스에 의해 악화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특징입니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피부의 염증성 질환은 심리적 건강상태와 상호작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만성적인 여드름, 아토피 피부염에 의하여 개인의 자존감 하락 및 우울증이 유발될 수 있고, 이는 역으로 다시 피부 상태에 악영향을 미쳐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흥미로운 점은 이들 피부 질환은 장 건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입니다. 건전한 식습관 개선과 장 건강 개선을 통해 피부 상태가 개선될 수 있고, 또한 정신 건강 또한 동반되어 개선될 수 있습니다. 결국 피부 건강은 독립적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임상적 의미

피부를 '제3의 뇌'라고 부르는 것은 단순한 은유가 아닙니다. 피부는 외부 자극을 감지하고, 반응하며, 생리 기능을 조절할 수 있는 고도로 지능적인 기관입니다. 이제 피부과학은 단순히 피부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뇌 건강과 노화 관점에서 바라보고,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건강에 있어 최근 가장 중요한 화두 중 하나가 바로 안티에이징(anti-aging) 혹은 웰에이징(well-aging) 입니다. 기존에는 우리가 당연시 여기던 노화를 억제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고, 혹은 노화하더라도 건강하게 늙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피부 건강은 노화 과정에도 분명히 더욱 중요한 작용을 할 것이라 생각되며, 앞으로 많은 연구가 뒤따르게 될 것입니다. 피부 건강의 시작은 적절한 보습과, 선크림 사용입니다. 피부 건강을 절대 소홀히 여기지 마시고, 기본적인 것부터 지켜나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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